헬스 > 건강 정보 [알쏭달쏭 건강상식] 점이 아니라고? 피부암 구별하기 2024.06.20

점이 아니라고? 피부암 구별하기

-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원종현 교수 -

 

 

[Dall-E 제공]

 

피부에 갑자기 점이 생기거나 손톱의 색깔이 변하면 ‘나쁜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에 병원을 찾게 된다. 갑자기 생긴 점의 대부분은 자외선과 노화로 인한 변화이지만, 이들 중 일부는 피부암의 전 단계인 광선각화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피부암은 밝은 색 피부를 가진 서양인에게 매우 흔하게 생기는데, 다행히 동양인에게는 드문 편이다. 하지만 고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각종 야외활동의 증가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면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피부 노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피부암은 피부 노화의 여러 측면에서 한 극단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피부 노화는 크게 내인성 노화와 외인성 노화로 분류할 수 있다. 내인성 노화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생리적 변화로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일어난다. 외인성 노화는 자외선 ,열, 공해물질, 흡연 등 외부의 자극으로 생긴다.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는 얼굴, 손등, 목덜미 등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에 생긴다. 흡연은 ‘스모커페이스’라고 해서 창백하고 주름진 피부, 눈가와 입 주변에 깊은 주름을 만 든다. 공해물질도 피부에 산화손상을 가속화하는데, 미세먼지 노출이 많은 도시 대로변 거주자가 주름과 색소 반점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호르몬 감소로 인해 주름살이 급격히 증가한다.

 

피부 노화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여준다. 먼저 햇빛 노출이 없는 피부는 잔주름과 함께 창백하고 건조해지며, 탄력이 감소하고 양성종양으로 분류되는 쥐젖이나 검버섯 등이 많아져 색소질환도 흔히 나타난다. 반면 자외선 노출부위에 생기는 광노화 피부는 외견상굵고 깊은 주름과 함께 불규칙한 색소 침착이 보이는데 흑자, 검버섯, 피부암이 동반될 수 있다.

 

피부암은 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 손상된 DNA 수리 기전의 이상, 자외선에 의한 면역 저하가 모두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분류되는데, 자외선 B는 피부가 붉어지거나 검게 변하는 원인으로 광화합물 생성을 통해 DNA 염기서열의 변이를 일으키고, 자외선 A는 색소 침착의 원인으로 주로 활성 산소에 의한 손상을 일으키며 이것이 피부암으로 발전한다. 우리나라에서 피부암이 잘 생기는 부위는 크게 다섯 부위다. 코, 아랫입술, 관자놀이, 광대에 이어 남자는 귀 윗부분과 뒷부분에 많이 생긴다. 80대 중후반 이후로는 면적이 넓은 뺨에 잘 발생한다.

 

햇빛 과다 노출로 생기는 피부암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피부암인 기저세포암은 코나 눈 주위에 자주 발생한다. 크기가 작을 때는 점과 비슷하기 때문에 잘 구별되지 않는데, 자세히 보면 가운데가 살짝 들어가고 주변부가 볼록하게 올라오는 궤양형태를 띤다. 전이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비교적 착한 암으로 불린다. 국소적으로 주변을 파괴하는 성질이 있어 부위에 따라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은 없지만 얼굴 형태에 파괴를 일으킬 수 있어 치료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흔한 피부암인 편평세포암은 축적된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되는 암으로, 광선각화증이나 보웬병에서 주로 시작된다. 즉 70세 정도에 광선각화증이 생기고 80세에 상피내암으로 발전해 85세에 편평세포암으로 발전하는 식이다. 광선각화증은 햇빛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부위에 발생하는 각화성 종양으로 얼굴 중에서도 뺨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입술, 귀, 목 뒤, 팔, 손 등처럼 햇빛에 노출된 부위에 생긴다. 한 개 또는 수십개의 붉은 갈색 병변이 나타나며, 만졌을 때 까칠까칠한 것이 특징이다. 피부염이나 습진으로 오해해 연고를 바르기도 하는데, 잘 낫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커지기도 하기 때문에 오래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지루각화증은 흔히 검버섯이라고 부르는 양성종양이다. 점이 많아지거나 크기가 커져서 진료를 받으면 대부분 이 지루각화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경계가 뚜렷한 갈색이나 흑갈색 사마귀 모양의 피부 병변으로 전혀 위험하지 않은 양성종양이지만 확인을 위해 조직검사를 할 때도 있다. 화학적 박피술이나 레이저 시술로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자외선차단제와 지중해 식단이 피부에 좋아

자외선은 피부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주름살이 생기거나 탄력과 볼륨이 감소하고, 색소와 피부모양의 변화와 악성종양 발생 등으로 이어진다. 노화와 암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외선을 잘 막아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차단지수가 표시되어 있는데, SPF50 이상, PA2+ 이상인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노출부위에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유리창도 투과하기 때문에 집 안에서도 자외선이 있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건강하고 젊은 피부를 유지하려면 네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첫째,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른다. 둘째, 때를 밀지 않고 씻는 짧은 샤워를 하고 보습 로션을 충분히 발라준다. 셋째, 담배를 끊는다. 넷째, 비타민C, E같은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한다.

 

우리가 흔히 지중해 식단이라 부르는 음식이 피부암 예방과 극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당근과 토마토 등 비타민D가 충분히 함유된 음식들이다. 지중해 식단은 저포화지방, 고식이섬유 위주의 식단으로 과일, 야채, 견과류 위주로 섭취하고 지방은 주로 올리브오일로 섭취하는 편이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붉은 육류와 버터 등은 피하고 동물성 지방 섭취는 줄이는 방향으로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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